취미생활

40대 아재가 된 불꽃 남자 정대만, 리니지의 추억

불꽃포워드 2022. 11. 1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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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40대 아재가 된 정대만입니다.

 

오늘은 제가 즐기고 있는 리니지의 추억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리니지를 접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수능 준비 때문에 그만 두었죠.

그리고 3학년 2학기가 시작되고 8월 중순 정도에 운이 좋아 대학 수시 모집에 합격했습니다. 그 때 당시 반장이었던 저는 학교에 와도 딱히 수업을 들을 필요도 없고 하여 학교에서는 수능 시험 때 까지 더 이상 학교에 나올 필요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밤새도록 방에 틀어박혀 리니지만 하고 아침에 학교에서 잠을 자고 다시 학교가 끝나면 집에 돌아와 리니지만 했었거든요. 그렇다 보니 담임 선생님도 학년 주임 선생님도 면학 분위기에 방해만 된다고 그냥 쿨하게 수능 끝나고 다시 나오라고 하였습니다.

부모님도 대학에 붙은 것은 기쁘지만 아들 녀석이 방에 틀어박혀 리니지만 하고 있으니 처음과 달리 부모님의 수시 모집 합격의 기쁨은 사라지고 눈엣가시처럼 거슬리기 시작했고 결국 부모님과 타협을 하면서 영어 학원을 다니고 부모님이 주무실 때까지 PC방에 시간을 보내다가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매일 PC방에서 눈도장을 찍으니 사장 형의 눈에 들어 PC방 아르바이트 제안을 했고 영어학원을 마치고 저녁 8시부터 새벽 1~2시까지 다음 번 아르바이트 형이 올 때까지 맡아서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타임에 오는 아르바이트 형은 조금 신기했습니다. PC방 아르바이트를 하면 사장님이 밤새 심심하다고 관리자 계정으로 PC를 하나 켜놓아 주시는데, 그 형은 지금으로 치면 XBOX처럼 콘솔 게임기를 가져와 PC방 TV에 연결하여 다음 날 사장 형이 출근할 때까지 주구장창 그 게임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저는 속으로 혼자서 TV만 바라보면서 하는 게임이 뭐가 재미있지? 라는 생각을 했지만 딱히 친하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물어보진 못했고, 그렇게 수능이 끝난 후 다시 학교로 복귀해서 본격적으로 친구들과 리니지를 즐겼습니다.

친구들과 리니지를 하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혈원들을 찾아가서 같이 게임을 하면서 PC방에서 웃고 떠들면서, 이렇게 게임 속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함께 사냥도 하고 채팅도할 수 있는데, 왜 그 형은 재미없는 콘솔 게임이 갖혀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까? 라는 생각을 문득 문득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대학졸업과 군 입대와 제대 그렇게 성인이 되고 30대, 40대를 맞이하게 되었고, 친구들 중 마지막으로 미혼이었던 친구가 결혼을 하게 되면서 결혼 1주일 전에 1박 2일 일정으로 펜션을 잡고 다같이 술을 마셨습니다.

항상 그랬듯이 취기가 오르고 술자리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어김없이 리니지 이야기가 나왔고 고등학교 2학년 때로 돌아가 리니지를 처음 했던 이야기, 변신 반지 게임방을 찾아가 장로 변신을 하고 골밭(현. 죽음의 폐허) 카오틱 신전에서 법피를 했던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그랬던 것처럼 그 때 당시 추억을 회상하며 20대 30대 때였다면 술로 밤을 새웠을 것인데, 더이상 따라주지 못하는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지쳐 잠이 듭니다.

다음 날 일어나 라면을 끓이고 숙취를 달래고 집에 돌아와 아내의 잔소리를 듣고 눈을 피해 리니지 월드에 접속해 봅니다. 접속한 리니지 월드 속 그 때의 커뮤니티와 혈맹은 없고 나 혼자 있습니다. 

간밤에 죽어 그냥 멍하니 마을에 혼자 서 있는 케릭, 현실에서도 40대가 된 후 더 이상 젊음을 이야기할 수 없고, 그렇다고 중년을 이야기하기에는 어린 마치 나의 모습을 보는 듯한 모습처럼 말이죠.

채팅 창에 올라오는 신변 잡기에 대한 이야기들, 때로는 분쟁 중인 양쪽 혈맹원들의 서로를 향한 안부를 묻는 훈훈한 이야기들,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하딘서버 유명인 닛본도와 믈망초의 잡소리들까지 읽고 있다보면 그래도 아직까지 리니지 월드에는 인기척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얼마 동안 눈팅을 하고 아내의 잔소리에 모니터를 끄고 일어섭니다.

다시 고등학교 때로 돌아가 고등학교 졸업식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했던 PC방을 찾아가 사장 형과 단골 손님 형들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비록 몇 달 밖에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았지만 사장 형도 편의를 많이 봐주셨고, 단골로 오는 형들도 새벽 야식으로 음식 시킬 때 동생 같다며 꼭 같이 메뉴를 시켜주시고, 담배도 주시면서 많이 피면 뼈썪는다고 충고도 해주던(?) 고마운 형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장 형에게 아르바이트 형에 대한 안부도 물었습니다. 사장 형은이 말하기를 아르바이트 형은 자신의 사촌 동생인데 오랜 시간동안 자기 방 밖을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친동생처럼 친형처럼 따랐기 때문에, 낮에는 밖으로 나오는게 힘들어 새벽에 나와서 잠시 PC방을 봐주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그 때 사장형은 새벽 단골로 오시는 손님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하며 잘 봐달라며 부탁을 하였고, 붙임성(?) 좋은 단골 손님들의 덕분에 대인관계를 맺는 방법도 서툴지만 터득하고 이제는 낮에 간단한 아르바이트를 나간다며 이야기를 들러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제는 그 때 그 아르바이트 형과 제가 상황이 바뀐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사회 나가서도 애매한 나이에 애매한 직책에, 아내와 아이들이 친구들 만나러 나가면 조용히 사무실에 들어와 리니지 월드에 들어와 채팅 창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사실 이 글을 처음에 쓸 때는 과거 리니지 월드의 활발했던 커뮤니티에 대해 다루고 현재의 커뮤니티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려고 했던 의도였는데,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특별히 지금의 리니지 커뮤니티라고해서 과거의 커뮤니티 보다 못한 것도 아니고, 덜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바뀐 것이 있다면, 문제를 찾으려고 한다면 과거의 나 자신과 달라진 현재의 나 자신, 여기도 끼지 못하고 저기도 끼지 못하는 뜨뜨 미지근한 나 자신인 것 같습니다.

뭐 따지고 들자면 서로의 안부를 묻는 방법이 다소 과격해지고, 채팅 창에올라오는 내용이 가끔 엉뚱한 내용이 올라오긴 하지만 여전히 리니지 월드에서는 커뮤니티는 견고하고 앞으로도 이 견고함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저 처럼 현실에서 지친 마음을 이끌고 리니지 월드를 찾는 분이 있다면, 그 때나 지금이나 우리를 반겨주는 리니지 월드 속에서 유저분들의 응원과 위로를 받으며 새롭게 시작하는 한 주를 힘차게 생활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힘들 때 기운나게 해주는 좋은 추억 중 하나가 저에게는 리니지라는 추억이기 때문 입니다.

오늘 글은 정말 두서 없는 글이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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