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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프로이트의 리니지 해석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으로 취업을 했을 때, 매달 10일 마다 급여가 내 통장에 이체되었을 때 그 기쁨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대학생 때의 연애는 부모님한데 받은 돈으로 장미한송이와 중저가 브랜드의 선물이었다면,
취업 후 내 연애는 장미 꽃다발과 중저가 보다 조금 더 비싼 브랜드의 선물이었습니다.
술 역시 친절을 포기하고, 다소 불친절하더라도 저렴하고 안주가 많이 나오는 대학교 앞 술집에서,
이제는 친절을 더 중요하시며 안주도 양보다는 맛으로 변화해 갔습니다.
매달 비록 풍족하진 않은 월급, 급여가 제 통장에 꼽히게 되면서 새로운 세상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갑의 카드들도 변화해 갔습니다. 카드 모양은 같은데 기능이 달라졌습니다.
통장이 텅장이 되면 사용할 수 없는 체크카드에서 이제는 한달 정도는 나의 신용을 믿고 기다려 줄 수 있는 신용카드로의 변화
그렇게 찾아온 할부의 연속, 12개월, 10개월, 6개월 등등 구매한 품목의 할부 값으로 어느덧 월급의 절반 이상이 나가게 되면서
결국 부모님께 파산 신청을 하였습니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월급에 절반은 부모님의 권유로 저축을 하였고, 절반을 가지고 통신비 등을 내면서 살았는데
갖고 싶었던 옷이나 휴대폰, 컴퓨터 등을 한번에 사기는 부담스러우니 할부를 하였고
차곡 차곡 쌓여서 임계치가 넘어버린 것 입니다.
부모님께 말씀드리기가 참으로 어렵더라구요.
차라리 외제차를 박았다고 할까? 아님 술먹고 싸웠다고 할까? 친구 부모님이 쓰러져서 급전이 필요하다고 할까?
아무리 머리속에서 시나리오를 써봐도 돈이 필요하단 말에 적당한 스토리는 대부분이 부정적인 내용으로
부모님을 걱정시키기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대출을 받을까? 장고 끝에 모든 사실을 소상히 할부 내역까지 탈탈 부모님께 털어놓고
적금을 깨고 모든 것을 다 갚고 '그' 카드를 해지시켰습니다.
할부를 다 정리하니 대략 500만원이 나왔더라구요 흑흑...사회생활 시작한지 불과 10개월만에 파산이었습니다.
12개월 할부, 10개월 할부, 4개월 할부 참 다양한 기간의 할부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 처럼 신에게는 아직 남은 12척의 배, 아니 다른 회사 카드가 있었고
<출처 : 영화 명량 홈페이지>
다른 회사 카드를 신나게 막쓰기 시작하던 찰나 불과 한 달 전의 일을 떠올리며 카드사로 전화를 하여 한도를 낮추었습니다.
고객센터에 카드 한도를 낮추겠다며 전화를 하였고, 상담원은 그 때 당시 한도가 5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한도를 낮춰준다고 하였으나
저는 소심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50만원으로 낮춰달라고 했습니다.
상담원 분과 저의 사이에는 순간적으로 정적이 흘렀고,
자존심 보다 생존의 욕구가 더 강했던 터라 다시한번 자존심을 굽히고 30만원까지 낮춰달라고 했습니다.
상담원 분도 이렇게 갑자기 낮추면 다시 상향시키기 어렵다며 삼고초려의 마음으로 만류했지만 저는 굴하지 않고 그렇게 신용카드 한도 전무후무한 30만원의 한도의 삶을 살아갔습니다.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한지도 10여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카드 한도를 올렸던 것은 딱 2번정도 였습니다.
한 번은 결혼 후 이 때 아님 언제 쓰랴? 하며 흥에 겨워 혼수에 여행에 즐길 때이고,
두 번째는 둘째가 아파서 장기간 입원을 하고 퇴원할 때 였습니다.
그 외에 제 신용카드의 한도는 부모님께 파산 신청을 했을 당시 보다 높아졌지만 100만원 정도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마 기억상으로는 맞을 것 같네요. 그리고 딱 한장으로만 사용하고 있구요.
신용카드 중에 블랙카드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한도가 보통 천만원이 넘는다고 하죠.
아마 그 때 제가 그 카드가 있었다면 부모님께 파산 신청이 아닌 가까운 회생법원으로 가서 파산 신청을 했을 것 입니다.
내일 4월 1주차 업데이트 소식이 궁금해서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신용카드 한도 변경 적용에 대한 공지가 있었습니다.
신한카드 결제한도가 1회 500만원 1일 1천만원으로 변경되었다는 것인데, 다른 카드를 살펴보니 1회 1천만원 1일 1천만원이네요.
이전 리니지에서 월 사용료 2만9천7백원이 비싸서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할인이 된 3개월 사용권 을 끊었던 때도 있었는데,
그 때의 리니지가 소꿉놀이 아이들 장난이었다면 이제 리니지는 취미생활을 넘어, 뭐랄까요 돈먹는 하마가 된 것 같습니다.
한 달 이용권만 끊으면 리니지 월드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추억들을 만들었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 추억속의 소꿉놀이 처럼 말이죠.
신용카드 한도액에 놀라 혹시나 다른 게임사들은 어떤가 싶어 찾아 보니 다른 N사의 경우도 비슷하네요.
엔씨소프트는 상법상 영리를 추구하는 법인이기에 이 또한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고,
분명한 것은 게임에 돈을 소비하는 것은 개인의 판단이기 때문에, 옳다 그르다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저의 카드 한도를 보며 초라함을 느끼면서, 또한 그만큼 리니지 월드에는 고소득의 능력있는 분들이 많다는 의미로 받아드리려고 합니다.
리니지는 거기에서 결제 한도 변경이라는 판을 깔아 준 것 밖에 없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서울에 근무할 때 친한 동기녀석이 한강 라이딩을 하겠다며 100만원의 자전거를 구매하고,
자전거 동호회에 나갔다가 울면서 돌아왔던 일이 기억나네요.
<출처 : 인터넷>
우는 동기를 달래서 국밥에 소주를 먹으며 물어보니, 일명 아파트(가격의 차량)에 차량 (가격의 자전거)을 싣고 다니는 동호회에서 친한 동기의 100만원 짜리 자전거는 낄 곳이 없었다며 서글피 울었습니다.(진짜 울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많이 쓰면 장땡은 맞지만 이제는 돈 안되는 유저들은 거들 떠도 안 본다 것인지 씁쓸함이 남네요.
이제는 그 때 당시 소꿉장난의 리니지를 할 거면 저리 가라..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저만의 착각이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소과금 중과금 유저분들 화이팅입니다. ^___^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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