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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Lineage)

리니지 리마스터 유저와 함께 늙어간다는 것(하딘 서버지기 프로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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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프로이트의 리니지 해석입니다.
살아가면서 뜨뜨미지근한 삶을 살았습니다. 공부를 특출나게 잘했다거나 운동을 잘했다거나 
한적은 없고 그렇다고 사고를 친적도 없는 무미건조한 인생이었습니다. 
 
그나마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좋은 배우자를 만나 딸 아들을 낳고 
퇴근 후 쉴수 있는 집과 출근할 수 있는 내 직업, 더 다행스러운 것은 지방에 살아서 대출없이 집을 샀다는 정도 입니다. 
 
20대 중반에 결혼을 했고 첫째 아이는 벌써 내년에 중학생이 됩니다. 
아침마다 출근을 준비하는 배우자는 늙었다며 푸념하고, 저는 입에 바른 말이지만 
여전히 내 눈에는 아름답다는 입에 침도 안바른 거짓말을 합니다. 
 
특별히 나이를 먹었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지만 간혹 지나간 세월을 돌아보면 
20대 30대 때 무언가에 미쳐서 죽기 살기로 도전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남아 
올해 부터는 혼자 유튜브도 찍고 혼자 대낮에 수영도 다니며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늙어가는 것에 대한 슬픔이 없냐고 묻길래, 장동건, 원빈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도 같이 늙어가는데 뭘 그리 속상하냐고 반문하였습니다. 
 
그렇다고 삶에 애착이 없거나 한 것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얼마 전 끝이난 송중기 주연의 재벌집 막내아들 처럼 젊어지고 싶은 욕망은 있습니다. 
 
여러분은 늙었다고 느낄 때가 언제인가요? 
 
저는 제가 늙었다는 것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느낄 때가 회원가입 할 때 생년월일을 입력하기 위한 스크롤에서 저의 태어난 년을 찾을 때 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맨 위에 있었고, 점차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마우스 휠로 스크롤을 내리는 횟수가 점점 늘어납니다. 
 
 
이렇게 늙어간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깨닫게 될 때 허무함과 초초함을 느낍니다. 
허무함은 인생의 덧없음을 의미하는 인생무상이고, 초조함은 더 나이가 먹기 전에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마음입니다. 
 
말로만 했으면 지구를 구했다는 말 처럼, 입버릇 처럼 달며 살아온 자격증, 공부 등은
매년 annual event 처럼 연초에만 불타오르다가 4, 5월이 되면 연기처럼 사라집니다. 
 
반면, 우리 나라 말에는 나이값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나이에 맞는 체면과 행동이 요구되는 우리나라 문화에 자신의 나이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할 때 비난의 의미로 자주 쓰입니다. 
 
마지막남은 친구 결혼식 장에 바이크를 타고 바이크 복장으로 오는 돌싱 친구를 볼 때 대놓고 말하진 못했지만
속으로 '나이 값 못하네'라는 말을 수 천번 말했습니다. 
 
어쩌면 나이값 못한다는 말은 제가 앞서 말한 초초함에서 비롯된 것일 수 도 있다는 생각도합니다. 
 
저는 자기개발 욕구가 강해 더 늦기 전에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성과를 내고 싶어 초초해하는 것 처럼,
내가 원하는 것을 조금 더 향유하고 영위하기 위해 나이가 들어감에도 이를 놓지 못하고 초초하게 끌고 가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저의 생각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니 반론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양해부탁드립니다. 
 
언제 부터 나이를 세는 것보다 년생을 말하는 것이 편한 나이가 되었듯이,
리니지도 20주년을 맞이한 후 이제는 정확히 이십 몇 년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아무튼 리니지도 게임 특성상 꽤 오랜 시간을 살아왔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스타크래프트는 이제 추억이 되었고, 카트라이더도 서버 종료가 된 상황에서 리니지는 꽤 장수한 게임입니다.  
 
얼마 전 메티스 장가갑니다. 이벤트는 매우 신선하였고, 이제는 다같이 늙어가는 처지라는 말에 더 공감합니다. 
 
(장가는 잘 가셨나요??)
이렇게 인생으로 보면 린m과 린w 자녀까지 본 셈이죠.
이렇게 나이가 먹는 리니지도 요즘 초초 기색이 역력합니다.
지속적인 실적 부진 향후 기대작인 TL의 후반기 연기 등으로 악재가 겹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초초할 때 실수는 나오게 됩니다.
급하게 먹은 밥이 체하듯이 실적 반전을 위해 급하게 무언가를 준비하게 되면 예상치 못한 역효과가 나옵니다. 
 
어차피 지금 상황에서 남아 있는 유저들은 정으로 남아 있는 유저들이기 때문에
꼭 좋은 업데이트가 없어도 산소 처럼 리니지와 함께 삶을 살아가는 유저들입니다. 
 
실적 반등을 위해 무작정 캐시템만을 남발하기 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앞서 이야기 하였듯이 남아 있는 유저들은 지금도 특별히 무언가를 바라지 않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유저과 엔씨가 모두 만족할 만한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많은 유저들이 기다리는 것은 신규 캐시템이 아닌 모두가 함께 즐겼던 리니지 그 자체 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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