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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Lineage)

남자의 물건 서평 - 정상과 이상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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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정상과 이상의 구분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경계가 여전히 자의적이고 문화적 협의의 결과에 불과하다. 그런 모든 책임을 개인의 심리적 차원으로 환원한다. 드러난 심리적 문제가 그리 명확하지 않을 때는 무의식까 지 들춰내며 네가 뭐르는 뭔가 있다며 현대인을 협박한다. 

 

온갖 종류의 심리학적 상담, 심리 지료는 바로 이 인간의 결함모형에 기초하고 있다. 컴플렉스, 우울, 불안. 성격장애 등과 같은 심리학적 개념의 철학적 전제는 "부정적 인간관"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사방에서 자꾸 .자기 자신"에 대해 괴로워하는 사람이 늘어나느 것이다. 최근 결함모형에 기초한 현대내 심리학에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긍정 심리학이다. 

 

이제까지 인간의 약점과 부정적 측편에 초점을 맞춰 연구해왔던 현대 심리학의 접근 방식에 대한 반성이다. 인간의 약점을 고치기 보다는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자꾸 키워나가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다. 누구에게나 약점이 있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강점이 있다. 

 

이 장점을 끌어올리면 약점은 저절로 개선된다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엄밀한 심리학이 되기에는 아직 많은 이론적 약점이 있지만 긍정심리학은 평생 "나 자신의 문제"라는 자괴심에 시달려온 사람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

겸손은 본질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덕목이다. 그런데도 도덕적 명령이 존재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잘난 맛으로 산다. 잘난체하며, 폼 나고 싶어한다. 겸손한 사람이 진짜 교만한 사람이다. 스스로 얼머나 교만하면 그 속내를 숨길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다는 알인가? 잘난척 하거나 교만한 것은 그리 나쁜게 아니다. 가장 인간적인 덕목이다.

 

세상에 진짜 무서운 것은 남과 비교하며 괴로워하는 '자기 열등감'이다. 자기 열듬감에 빠지면 웬만해선 헤어나기 힘들다. 남과 비교하고 괴로워하고 또다시 비교하다고 또다시 괴로워하는 자기부정의 악순환에 빠지기 떠문이다. 안팎의 자극에 지나치게 예민 해하고 초조해하여 수면 장애, 불안, 두동, 피로 등이 돔반되는 이런 종류의 증상을 신경 쇠약이라고 한다. 

 

신경쇠약은 19세기에 조지 비어드가 처음 사용했다. 비어디는 이 증상의 원인을 문화 변동으로 설명한다. 비어드가 지적하는 신경쇠약의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삶의 속도다. 산업혁명 이후로 사람들이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 많아 졌다. 빨라진 삶의 속도와 격렬해진 경쟁 방식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에게 나타나는 부정응이 바로 신경쇠약이라고 비어드는 말했다. 지금의 시대는 비어드가 경고한 19세기와는 속도가 도무지 비교가 되지않는다.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변화를 경험한다. 내 삶의 속도를 따라가기도 바쁜데, 남의 삶에도 쉴 새 없이 개입해야한다. 이런 변화를 단 몇 달이라도 모른 체 하면 한순간에 바보가 된다. 반면 몸은 나이가 들수록 느려진다. 노안이 오고, 기억력이 쇠퇴한다. 이런 자신의 모습이 초조해 진다. 

지연모방은 타인의 행동이 머릿속에 그림처럼 남아 있었다는 뜻이다. 이를 스위스 심리학자 피아제는 표상이라고 정의한다. 표상(representation)이란 말 그대로 어떤 대상을 머릿속에 표현하는 것 즉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머리속에 그림을 그린다는 의미로 보자면 그리움과 생각은 같은 단어다. 

 

살면서 도무지 그리운게 없다면 아무 생각없이 산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의 삶의 어느 순간부터 가슴 시린 그리움의 감정이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 자신의 삶에 감사할 줄 안다. 그래서 가끔은 외로워야 한다. 가슴 저린 그리움이 있어야 내가 이제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기쁨, 내 가족에 대한 사랑, 내가 소유한 모든 것들에 대한 감사가 생긴다. 나이 들수록 내 삶이 허전한 이유는 그리움이 없기 때문이다. 도무지 그리운게 없으니 삶에 어떤 기쁨이 있고 무슨 고마움이 있겠는가? 삶에 아무런 기쁨이 없을 때 철저하게 고독해 보는 것도 아주 훌륭한 대처방법이다. 고독해야 누군가 그리워하게 되고 누군가를 그리워해야 내면이 풍요로워 진다.

남자는 나이가 들면 성취한 일이라곤 허접스럽기 짝이 없고 맥이 풀린다. 이런 식으로 한번 찾아든 우울한 생각은 하루에도 몇 번씩 습관처럼 반복된다. 때론 비굴하게 때론 무모하게 정말 치열하게 살아온 내 삶에 도대체 무엇이 빠져있기에 이토록 허전한 것인가? 독일의 심리학자 비요른 쥐프케는 중년의 남자들에게 불현듯 찾아와 도무지 벗어날 수 없게 엉켜드는 이 무기력감의 실체를 알렉시티미(Alexithymie)라고 정의한다. 

 

감정인지불능으로 번역된다.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자신의 내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는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수 없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달려가다 주위가 변해버린 것을 깨닫는다. 더 이상 자신의 자리가 없다는 느낌에 한번 거꾸러면 다시 일어나기가 힘들다. 

 

비요든 쥐프케는 남자들이 한번 빠지면 도무지 헤어 나올수 없는 심리적 미로를 4단계도 설명한다. 우선 자신의 내면을 외면하기시작한다. 이 "감정 부정" 혹은 감정 회피의 결과로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간다. "남성적 외향화'다. 과도하게 "사내스러움"을 지향한다는 이야기다. 술을 먹으면 욕하는등 터프함으로 과장하는 이들이다. 이 상태가 극에 달하면 .영웅주의와 “지배욕구"라는 독단적 이데올로기의 세 번째 단계로 이어진다. 

 

웬만큼 돈도 벌고 사회적 지위를 얻으면 다들 정치판에 달려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영웅주의의 실체는 '무기력감'이다. 자신의 무기력을 숨기려는 감정 방어의 결과이다. 마지막 단계는 남성 우울증이다. 이 우울증은 아내에 대한 정서적 의존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아내는 결코 자신의 안식처가 아님을 일게 된다. 

 

자신을 귀찮아하고 힘들어하는 아내의 속마음이 느껴지면서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런식의 아내에 대한 애증의 모순적 감정 또한 마지막 단계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비요른 쥐므케는 "아내 혹은 여성으로부터 독립하라고 말한다. 

 

나이 들어가며 자꾸 아내에게 정서적으로 의존이 되는 것은 자신의 내면과 마주 치는게 두려운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리고 강조한다. '늙으면 마누라 밖에 없다"고 하는 사내들은 아내로부터 실망, 허전함 더나아가 배신감을 느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홀로서란 이야기다. 어자피 혼자란 뜻이다.

새해의 결심이 좌절되는 이유는 내 의지의 문제가 아니I다. 이유는 나 자신과 싸우려고 달려들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나 자신과의 투쟁"이 하나의 문화 트렌트가 되었다. 새해 목표를 세우면서 나 자신과 싸우려고 든다 여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자신이 불안하면 자꾸 짜증을 내며 주위사람을 괴롭히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자신의 불안한 내면의 원인이 분명치 않으니 외부에서 그 원인을 찾아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바깥의 적은 그리 만만치 않다 그래서 스스로를 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불안할 수록 사람들은 그 불만의 원인을 자기내부에서 찾는다. 그래야 문제의 내용은 물론 해결책도 간단해지기 때문이다.

 

내가 부족하고, 내가 모자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제발 나를 괴롭히며 싸워 이기려고 달려들지 말라, 이미 충분히 많이 싸웠다. 나 자신은 절대 싸워이겨야 할 적이 아니다. 설득해야할 아주 착하고 여린친구다. 내가 좋아하는 일만해도 짧다. 내가 읽고 싶은 책만 읽고 내가하고 싶은 일만 하고, 남이 시켜 억지로해야하는 일은 절대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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